기존 캠핑 및 아웃도어 시장에서 토치는 대부분 기능과 실용성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검정이나 진녹색 등 무난한 색상, 택티컬한 디자인이 주를 이루었고,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 역시 화력과 가격, 기능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토치는 반드시 기능만으로 선택해야 하는 제품일까?
이 프로젝트는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기존 EDC(Everyday Carry) 시장에도 다양한 토치가 존재했지만, 어디서 꺼내고, 누가 사용하며, 어떤 순간에 어울리는 제품인지까지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이에 기능적인 차별화보다는 사용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새로운 제품의 포지셔닝을 시도했다.
30~40대 남성들이 스트릿 컬처와 장난감 같은 도구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 가설을 바탕으로, 다소 과감하고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색상 조합을 제품의 특징으로 삼았다. 스트릿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번개 모양의 그래픽과 별도의 로고를 제작했으며, 기존 아웃도어 제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린 계열을 벗어나 레드와 블루의 조합으로 제품을 구성했다. 기능적인 도구이면서도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는 하나의 아이템이 되기를 의도했다.

브랜드의 기존 톤앤매너에서 벗어난 시도였기에 처음에는 어떤 반응을 얻을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제품은 기존 시장의 유사 상품보다 높은 가격에도 좋은 판매 성과를 거두었다. 리뷰에서도 가격이나 기능보다는 디자인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두드러졌으며, 기존 제품과는 다른 새로운 선택지로 받아들여졌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가 정해놓은 일관된 이미지보다 고객의 취향을 이해하고 반영하는 일이 제품의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가 반드시 색상이나 그래픽에만 있는 것은 아니며, 제품 고유의 형태와 인상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배웠다.

제품과 함께 전용 케이스를 제작하고, 택(Tag) 디자인을 더해 패키지까지 하나의 스트릿한 경험으로 연결했다. 단순한 아웃도어 도구를 넘어, 사용하는 사람의 취향이 드러나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던 프로젝트다.